
즐길 것이냐, 이길 것 이냐
나만의 모닝 리추얼은 양치와 세수를 한 후, 60도 정도 되는 따뜻한 레몬소금수를 마시는 것이다. 자면서 생긴 입속의 세균을 먼저 씻어내고 따듯한 물을 마시면 균과 염증으로부터 보호를 할 수 있다는 방송을 보고 나서 생긴 꾸준히 이뤄진 습관이다. 건강이 매우 좋아졌다라고 말을 할 순 없지만, 나름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여전히 실천이 부족한 사람인가 생각을 했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일상적으로 독서, 운동, 명상 같은 습관이 따라 붙는다. 이것을 통해 자기 관리와 내면의 안정을 찾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하지만, 아직 나에게 리추얼 되기엔 어렵고 멀게 만 느껴지는 미션과 같다.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가면 결국엔 성공해 있다고 하는 저자의 말의 사실 의문이 생긴다. 요즘 같이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사회에서, 즐기다보니 운동에서 우승을 하게 되고, 돈을 수억 벌게 되었고, 부업으로 억대의 돈을 모을 수 있었을까? 즐거움이 있고 몰입이 있고 노력과 무의식이 만나면 목표를 이루었다는 것이 과연 있을만한 이야기인가?
나는 일본유학을 준비하면서도 일어회화를 구사하지 못했다. 그냥 공부하러 해외에 가는 것보단 사실 우물 안 개구리의 탈출이 더 가까웠다. 생활한지 3개월쯤 회화가 되기 시작했는데, 난 즐기면서 언어를 배우고 구사하지 않았다. 오로지 살기 위해서였다. 한국인이라고 무시하던 덩치 큰 일본남자와 싸우기 위해서였고, 관공서에서 내 잘못으로 몰아붙이던 공무인과 싸우기 위해서였고, 다시 우물 안 개구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때 나는 생존을 위해 일본어를 배웠고, 그 과정은 결코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나를 성장시켰고, 10년의 해외 생활을 가능하게 해줬다. 내가 일본어를 배운 것도, 해외 생활을 지속해 온 것도 즐겨서가 아니라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몰입과 열정은 있었지만 그것은 즐거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즐거움이 본질'이라는 말은 아직 나에겐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물론 이왕이면, 힘들게 버텨내는 것보다는 즐거움이 스며든 일이 덜 지치고 오래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노력하는 자보다 미쳐 있는 자를 따라갈 수 없다'는 말처럼, 즐거움조차도 깊은 몰입과 열정이 뒷받침될 때 진짜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결국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길인지, 아니면 치열하게 이겨내며 살아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어떤 길을 택하든 그 여정은 모두 결과는 찰나의 과정이고 과정은 결과의 연속이다라는 작가의 말에는 진심으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떤 길을 택하든, 결국 우리는 그 길 위에서 계속해서 살아내고 있다는 것. 그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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