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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서평

<서평> 선량한 차별주의자

by 몽크젤 2025. 10. 18.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김지혜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한 사람들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차별을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일상 속 사례를 보여주는 책이다. 차별은 나쁜 의도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선의와, 무지, 그리고 익숙한 관습 속에서도 충분히 행해지고 있다는 점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나는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고요 속의 외침을 보며 크게 웃곤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경험과 겹쳐지며 묘한 기분이 따라온다. 한쪽 귀의 청력이 떨어지는 나는 대화를 나눌 때 종종 되묻게 되는데, 반복되는 질문에 상대방이 짜증을 내거나 불편해하는 순간, 내가, 무시당하고 있는 걸까?;하는 감정이 밀려온다. 책에서 말하듯, 의도가, 없다고 해서 차별이 아니 것처럼.

이런 무심한 차별은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부 사이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남편은 가사와 육아를 도와준다고 말하지만, 그 표현 속에는 가정의 일이 기본적으로 아내의 몫이라는 가부장적 인식이 담겨 있다. 내가 문제를 조심스레 제기할 때면, 그는 대화를 피하거나, 남녀의 역할은 이미 당연하게 나뉘어 있다고 말하는 뿌리 깊이 박혀버린 가부장적인 생각에 나는 또다시 참고 넘기며, 더 이상의 변화나 실천은 없이 또 그렇게 침묵해온다. 그렇게 차별은 거창한 사건이 아닌, 매일의, 생활 속에서 스며들어있다. 차별은 극단적인 혐오만이 아니라, 익숙함, 속에서, 관습 속에서, 웃음 속에서조차 조용히 이루어지고, 그 차별을 멈추기 위해선불 편함을 감수하고, 말하고, 바꾸려는 실천이 필요하다.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는 작가의 말처럼. 책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한다. 나도, 너도 잘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 질문 하나가 불편함을 직면하고, 관계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책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가까운 사람과 진짜 평등에 대해 대화해보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기억에 남는 표현

p 155. 평등은 변화의 두려움을 딛고 온다.